블로그 | 위치 | 태그 | 방명록 | RSS | 글쓰기 | 관리자  
쉴만한 물가    버팔로 한인장로교회의 주간 회보인 쉴만한 물가의 글을 올린 블로그 입니다. 버팔로 한인장로교회의 홈페이지(http://www.bkpc.org)나 블로그 pdf 게시판(http://bkpc.org/zb41/zboard.php?id=bkpc_pdf)로 가시면, 쉴만한 물가를 PDF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귀하다
목회자 시/칼럼/칼럼 - 푸른 초장 | 2007년 05월 01일 17시 09분
 

지난 토요일에 선교사들을 돕기 위한 바자회가 있었다. 우리 교회에서 모두 일곱 명의 선교사들을 돕고 있는데 그들을 물질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후원하고자 바자회를 열게 된 것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성공적으로 치룬 행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공식적인 바자회는 단 하루뿐이었지만 돌아보면 거의 한달 가까운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고생한 바자회였다. 이는 중간 중간 여러 차례에 걸쳐 많은 음식들을 만들어 선교비 모금을 했기 때문이었다. 선교 후원 바자회이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덕분에 금년에 계획한 선교사들에게 어려움 없이 후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풍성한 결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모든 후원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부산하게 교회 바자회를 치르면서 문득 내가 이전에 사역했던 알래스카 훼어뱅스(Fairbanks)에서의 훼어(Fair)가 떠올랐다. 알래스카 훼어뱅스에서는 매년 여름철마다 훼어(Fair)가 열린다. 이는 일종의 카니발과 같은 지역 축제 모임으로 여름 때마다 많은 도시들에서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여름 이 버팔로에서도 훼어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훼어에서 가장 비중 있는 부분은 물론 놀이 시설이겠지만 그러나 온갖 종류의 음식을 대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훼어만의 독특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훼어뱅스에서는 내가 사역하던 교회에서 직접 훼어 음식 축제에 참여까지 하였다.
가게 이름이 ‘오리엔탈 하우스(Oriental House)’라고 하는데 그 교회가 훼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다. 하나는 미국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교회 살림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었다. 훼어에서의 수익이 교회 1년 예산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이는 보탬 정도가 아니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교회 1년 행사 가운데 가장 큰 행사는 매년 훼어장(場)에서 ‘오리엔탈 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훼어(Fair)라는 것이 보통 힘겨운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 있는 동안 전부 3차례에 걸쳐 훼어를 치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일을 해냈나 싶을 정도로 크고 어려운 행사였다. 날마다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9일간에 걸쳐 훼어가 열렸는데 그것을 위해서 온 교인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뛰어들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그 9일 동안만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훼어를 준비하기 위해 한두 달 전부터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양념을 만들고 온갖 준비를 다 갖춰야만 하였다. 그래야 비로소 훼어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훼어 때면 날마다 하루 15시간씩 적어도 7-8명의 사람들이 그곳에 상주해야만 한다. 한번 상상을 해보라! 직장도 아니고 모두가 다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그 같은 일을 해야 하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 매년 상당수의 여선교회 회원들은 휴가를 내야만 했다. 지금 생각하니 보통 대단한 봉사와 헌신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그곳에서 나온 수익금은 휴가까지 사용하면서 봉사하고 헌신한 온 교인들의 인건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즉 온 교인들이 자신들의 품삯을 교회에 헌금한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정말이지 그 훼어가 얼마나 힘들었던지 (이제 하는 얘기지만) 아내와 나는 거의 매일 코피를 쏟으면서 훼어에 매달려야만 했다. 지금도 훼어뱅스의 교회를 돌아보면 조금 과장해서 ‘훼어뱅스 교회=훼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라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앞으로 3개월 후면 또 훼어가 시작될 텐데 괜히 걱정부터 앞선다. 일할 사람은 제대로 있기나 한지... 내가 휴가를 내고 가서 도와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곳 훼어뱅스 뿐만이 아니다. 이번에 분주하게 바자회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많은 여선교회 회원들이 매일같이 힘겹게 일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론 그 모습이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그 모습이 그렇게 감동스럽게 여겨질 수가 없었다. 훼어뱅스의 교인들을 보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정말이지 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수고들인가? 믿음 때문에 갖는 봉사요,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에 갖는 헌신 아닌가?


그러나 꼭 바자회만이 아니었다. 사실 지난 여러 주간은 바자회를 갖는 도중에 여러 일로 교회 전체가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야만 했다. 이는 바자회 운영과 더불어 또 한편에서는 교회 화장실을 리모델링(Remodeling)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일은 고용된 전문가들이 하였지만 공사 일을 책임 맡으신 윤 장로님께서 칠순의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교회에 나와 친히 목수 일을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공사 현장을 감독하시면서 한편으론 교회를 위해 조금이라도 공사비용을 절감하시기 위해서였다. 그 같은 장로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큰 감동이 되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수고요 헌신인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두 주 전엔 청년회 주관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국제도시 선교회(ICM) 사람들을 초청하여 전도 훈련까지 가졌었다. 그 때문에 3일 동안 청년들과 여선교회 회원들이 또 한 번 힘겨운 수고를 가져야만 하였다. 그 전도훈련은 부흥회와는 비교조차 안될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벅찬 집회였다. 이는 모임 때마다 거의 너덧 시간씩 걸리는 훈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뿐인가? 모든 훈련과정을 마친 뒤 많은 사람들이 나이아가라 폭포에까지 나가서 전도지를 나누어주며 전도실습 현장을 갖기까지 하였다. 정말이지 여선교회 회원들은 여선교회 회원들대로, 교회 공사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은 또 그 분들대로,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온 교회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던 지난 몇 주간이었다.

이 같은 일들을 치르며 난 행복한 사람임을 느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이며 이 얼마나 아름다운 교회인가? 또 이 같은 교회를 목회하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모두가 다 제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받은 달란트로 묵묵히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헌신하며 수고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누구하나 자신의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자신의 일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면서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봉사하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서로 뒤엉켜 돌아가기에 이런저런 불평이나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나올 법도 한데 전혀 그 같은 모습 없이 모든 일이 조화롭게 잘 진행되어가는 것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었다. 이는 모든 일을 믿음 안에서 하기 때문이리라. 기쁨으로 하기 때문이리라.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기 때문이리라.


문득 성경의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나사로 남매의 집을 찾으셨다. 그곳에서 예수님께서 말씀을 전하시는데 ‘마르다’는 부엌에서 분주하게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일하고 있었고, 그 자매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일에 빠져있었다. 그러자 ‘마르다’가 불평스런 마음으로 예수님께 나아와 ‘마리아’가 자신을 좀 돕도록 말씀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마르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많은 일에 마음을 쓰며 근심하는구나. 그러나 한 가지만 택하는 것이 좋겠다. 마리아는 참 좋은 편을 택했다. 그러니 그것을 빼앗으려고 하지 말아라.”


  마르다는 부엌일을 하면서도 예수님의 말씀 듣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두 가지가 다 되지 않으니 속이 상했고, 그런 중에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고 있는 ‘마리아’에 대해 불평하는 마음이 일어났던 것이다. 우리 주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네가 하는 일도 귀하고 마리아가 하는 일도 귀하다. 그러니 이것저것에 모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한 가지 일을 족한 줄로 알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결코 ‘마리아의 선택’이 귀하고 ‘네 선택’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말씀을 듣는’ 마리아도 ‘부엌에서 봉사하는’ 마르다도 모두 귀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의 수고나 일에 대해 불평하거나 질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주님을 위해 수고하는 모든 것- 그것은 ‘이것도 좋고 저것도 귀하다’는 것이다.


나는 지난 몇 주간에 걸쳐 교회 안에서 있어지는 일련의 봉사들과 수고들을 보면서 꼭 그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수고하는 분야가 다르지만 누구하나 다른 사람의 하는 일에 대해 그 일이 하찮다고 하지 않고, 왜 내 일을 우선으로 하지 않느냐고 하지 않고 조화롭게 서로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또 그 바쁜 가운데서도 손이 닿는 대로 서로 도우며 지내는 모습에서 나는 ‘이것도 좋고 저것도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주님께서 모두를 향해 그와 같이 칭찬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도도 귀하다. 말씀도 귀하다. 그러나 모두가 다 ‘마리아’처럼 말씀에만 매달린다면 누가 궂은일을 짊어질 수 있겠는가? 따라서 ‘마르다’의 일도 귀하다. 찬양도 귀하고, 기도도 귀하다. 교회단장도 귀하고, 구제도 귀하다. 모든 것이 다 귀하다. 결코 어느 하나만을 최고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봉사나 헌신을 하찮은 것으로, 내가 하는 것보다 덜 소중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럴 때 마르다의 모습처럼 불평이 나오게 된다. 불협화음이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니만 못하게 될 것이다. 그 교회는 오히려 봉사하는 일로 인해 시험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주님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두세 가지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럴 때 근심이 생기고 그럴 때 불평이 생기고 시험이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내가 맡고 있는 일- 그것이 크든 작든, 그것이 주목 받는 일이든, 그렇지 못하든, 그것이 가장 소중한 줄 알고 그 일에 내 온 마음을 기울이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그곳에 주님의 인정과 칭찬이 있게 될 것이다.


꼭 기억하라! 하나님의 일을 함에 있어서는 ‘이것도 좋고 저것도 귀하다’는 사실을. 김현진


트랙백0 | 댓글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buffalokorean.org/tt/trackback/302

아이디 :
비밀번호 :
이메일 :
홈페이지 :
  비밀글로 등록
내용 :
 



◀ [PREV] [1] ... [409][410][411][412][413][414][415][416][417] ... [696] [NEXT] ▶
  
BLOG main image
전체 (696)
목회자 시/칼럼 (224)
쉴만한 물가 칼럼 (13)
쉴만한 물가 강좌 (14)
영혼의 소생을 위하여 (38)
책 속의 겨자씨 한 알 (16)
그리스도인의 영화보기 (47)
특별기고 (57)
BKPC 생생리포트 (37)
선교소식/교계소식 (69)
나의 삶/나의 신앙 (61)
감동의 샘터 (38)
편집부 기획 (23)
영원으로의 초대 (21)
나의 여행기 (8)
크리스마스 시즌 특집 (2)
송년특집 (3)
신앙과 사색 (25)
환율 공포
역사의 새 장을 열다-첫 흑인..
희 망
진정한 회개‐Kite Runner 보..
파인애플 이야기(2)
서울에 있는 코스타국제본부에..
08월 10일 - kosta
청년부 화이팅입니다. 우리교..
2007년 - jimipapa
아멘! 그렇습니다.. 우리는..
2007년 - vick
참고로, 전자레이지의 사용도..
2007년 - 전자레인지
항상 모여서 함께 즐거워하는..
2007년 - jimipapa
Total : 28532
Today : 4
Yesterday : 66
태터툴즈 배너
rss
 
 
 
위치로그 : 태그 : 방명록 : 관리자
쉴만한 물가’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com / Designed by plyfl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