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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지, George, 우리의 죠지
오후 2시쯤 지났을까. 교회 밖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바깥에 나가 보니 죠지(George)가 화단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잔디밭의 잡초들을 죽이는 약을 뿌리느라 분주했다. 오늘뿐만이 아니다. 일주일에도 이삼일씩 오후만 되면 교 회에 나와 저렇듯 잔디와 화단을 가꾸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정말 보통 정성이 아니다. 그 같은 죠지의 모습을 바라볼 때 마음에 뭉클한 생각이 밀려든다. 어찌 저렇듯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외국인이면서도 어찌 저렇듯 한국 교회를 섬기며 아름답게 봉사할 수 있는지.
‘죠지’는 금년 들어 영어 예배 시작과 함께 우리 교회에 나오게 된 이태리계 미 국인이다. 그의 Full Name은 죠지 패시피코(George Pacifico). 우리 교회가 영어예 배를 처음 시작하면서 2세 대학생들, 영어권의 한국인들, 더 나아가 주위의 가까운 미국인들까지 초대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 교회에 나오게 된 미국인 중 한 사람이다. 마침 그 전부터 Volunteer로서 우리 교인 한 사람에게 영어를 가르치던 중에 영어 예배에 초대를 받아 나오게 되었는데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딘 이래 지금 까지 그렇게 열심히 교회를 나올 수가 없다. 아니 단지 교회에 나오는 정도가 아니 다. 그렇게 열심히 교회 안팎을 섬길 수가 없다. 정말이지 ‘죠지’ 때문에 영어 예배 가 생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영어 예배를 통해서 얻게 된 귀한 열매이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우리 교회가 있는 토나완다(Tonawanda)도, 우리 교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앰허스트(Amherst)나 윌리암스빌(Williamsville)도 아니다. 교회 에서 자동차로 30-40분을 달려야 당도할 수 있는 멀리 떨어진 햄버거(Hamburg)이 다. 나 같은 경우 그곳에 노회(Presbytery)가 있었을 때 겨우 한번 가보았을 정도로 거의 가보지 않는 먼 지역이다. 우리 한국 사람일지라도 그처럼 먼 거리에서 교회 에 나오기 어렵겠건만 그는 한국 사람이 아니면서도 교회에 한번 빠지는 일이 없 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도 아니다. 나이도 60대 중반에 이르는 분이다. (물론 겉으 론 그보다 훨씬 젊게 보이지만) 그는 처음 교회 나오던 주일부터 영어 예배의 한 중요 멤버가 되었다. 아니 우리 교회의 중요 멤버가 되었다. 영어 예배뿐만 아니라 영어 예배 후에 바로 이어지는 한국 예배까지 빠지지 않고 늘 참석한다. 그리고 우리 한국 예배를 그렇게 좋아한 다. 통역을 통해 말씀을 들으면서 예배 후엔 늘 ‘Thank you!’와 ‘Great Message!’ 라는 말로 목사에게 감사와 격려를 표하기를 잊지 않는다. 이제는 교회 모임 어디에 서든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니, 그가 보이지 않으면 둘러보면서 찾을 정도이다. 그가 우리 교회 나온 지 단 3-4개월 후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어디서 이처럼 귀한 보배를 또 얻을 수 있겠는가! 그는 무엇보다 자신의 가진 은사로 교회와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다.
현재 개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의 Hobby이자 달란트에 해당하는 분야가 있다면 요 리분야이다. 그것도 이태리계 미국인이어서인지 이태리 요리에 뛰어나다. 여러 사 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처음 우리 교회에 온 그 주일부터 부엌을 기웃거렸 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음식에 감탄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우리 교회 사람들에 게 자신의 이태리 음식을 자주 맛 뵈고 싶어 한다. 놀랍게도 그는 우리 교회 나온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토요일 저녁에 청년들 식사 까지 손수 대접하였다.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있게 되는 청년부 모임을 위한 식사 준비는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60-70명에 이르는 청년들을 대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청년들을 위한 저녁 봉사를 하는데 늘 몇몇 정해진 분들만 봉사하는, 그 정도로 아무나 하기 힘든 그 엄청난(?) 일을 이제 교 회 나온 지 몇 주 되지 않는 죠지(George)가 자원하여 한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엔 죠지가 청년들을 대접하겠다는 말을 듣고 혹시 그가 청 년들 숫자를 몰라서 하는 소린가 싶어 여러 차례 숫자를 말해주기까지 하였다. 그 는 문제없다면서 열심히 준비를 하더니만 결국은 혼자 힘으로 청년들에게 멋진 이 태리식 저녁을 대접하기까지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감탄했던지. 하나님께 서 어찌 저런 귀한 일꾼을 보내주셨는지 절로 감사가 연발하였다.
그때를 시작으로 그는 늘 모임 때마다, 특별히 영어 사역부에서 특별 행사를 가질 때마다 혼자서 훌 륭한 주방장 역할을 담당하곤 한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죠지(George) 덕분에 우리 교회 남선교회 회원들이 생색 을 낼 수 있었던 일이다. 매년 어머니날이 돌아와도 제대로 음식을 할 줄 아는 사 람 하나 없는 남선교회 처지(?)인지라 늘 머쓱하게 지나가곤 했는데, 아니 어머니 날조차 염치없이 여선교회로부터 식사대접을 잘 받곤 했는데 금년엔 비록 한 주 지 난 다음이긴 했지만 그래도 남자들 손으로 어머니들을 대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적으로 죠지(George)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가 친히 진두지휘를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메뉴가 핫도그(Hotdog)였기에 죠지 없이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으나, 죠지 덕분에 핫도그뿐만 아니라 ‘cole slow’며 ‘bean’ ‘Mashed Potato’ 등 여러 메뉴들이 아름드리(?) 준비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식사다운 식사를 가졌 다고나 할까. 아마 내년엔 더 크게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단 음식요리만이 아니다. 봄이 되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에게 또 다 른 재주가 있었으니, 바로 화단을 가꾸는 일(Gardening)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죠지 때문에 우리 교회 주위며 화단이 그렇게 보기 흉한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가 나를 이끌고 일일이 설명하며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지났을 것이다. 교회 입구의 화단만 해도 그가 갖다 심은 꽃들로 만발하다. 작년에 이 은모 장로 님께서 교회 앞 화단에 피튜니아를 아름답게 심으셨기에 금년 역시 화단의 꽃들을 보며 이 장로님께서 갖다 심으신 것으로 알았다. 나중에야 이 장로님께서 죠지 (George)에게 선수를 놓치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Gardening은 Cook과 더불어 죠지가 가장 좋아하는 Hobby요 달란트였다.
정말이지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에 꼭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신 것이었다. 사실 우리 교회에 가장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Gardening이었다. 이는 아무도 돌보지 않은 채 잔디며 꽃나무들이 늘 흉하게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죠지를 보 내셔서 바로 우리들의 그 부족한 부분을 살피도록 하신 것이었다. 요즘 나는 한 구 석씩 잡초들이 사라지고 잔디가 자라나며 또 꽃들이 여기저기 심겨지는 것을 감사 한 마음으로 바라보곤 한다. 죠지(George),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양반이 아닐 수 없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 지 않고서야 어찌 저렇듯 우리 교회에 꼭 어울리며 필요한 보배가 나타날 수 있을까. 죠지(George)-
그를 볼 때마다 나는 우리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 한다. 하나님은 우리 교회가 제대로 섬기며 일어서는 교회이기를 원하신다. 그렇기 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같은 한국 사람이 아닌 죠지 같은 사람을 보내서라 도 우리 교회의 부족을 채우시며 우리 교회로 하여금 제대로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하시는 것이다. 죠지 그는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사랑하시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죠지(George)- 그를 볼 때마다 나는 우리 교회가 사랑이 넘치는 교회임을 발견 한다. 그것이 바로 죠지의 고백이자 죠지가 우리 교회를 사랑하고 우리 교회를 그 토록 기쁨으로 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사랑이 넘치는 교회이기에 우리 또한 그를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지만. 죠지(George)- 그를 볼 때마다 나는 우리가 받은 은사가 어떻게 아름답게 사용 될 수 있는가를 발견한다. 내가 보기에 그는 현재 자신의 은사를 100% 하나님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장 멋지게 사용하고 있다. 그가 다른 어디서 자신의 은사를 그처럼 아름답게 발휘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우리 모두에게 큰 격려와 동 기유발을 일으키는 산 증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우리 모두가 다 죠지(George)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낮은 자리에서 자 신의 은사로 하나님과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는 결코 자신의 봉사를 드러내고자 하지 않는다.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지도 않는다. 사실 몇몇 사람을 제외하곤 아무도 그가 어떻게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지 알지 못한다. 아마 도 모든 교인들이 이 글을 읽고서야 ‘죠지’의 존재와 그가 어떻게 우리 교회를 섬 기고 있는지를 비로소 알았을 것이다. 사실 그는 제대로 된 교회를 찾아온 것이다. 이는 우리 교회야말로 모든 사람들 이 제각기 자신의 받은 은사로 소리 없이 섬기며 봉사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 것이 우리 교회의 자랑이자 목사로서 내가 우리 교회에 대해 늘 자부심을 갖는 부 분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언급했거니와 죠지(George)는 일주일에 이삼일씩 오후만 되면 자기 일 을 마치자마자 그 먼 햄버거(Hamburg)에서 그 비싼 Gas를 사용하며 교회까지 달려온다. 오직 화단에 물을 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잔디들을 손보기 위해서이다.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자신이 그렇게 교회 주변을 돌 보게 되면 교회가 훨씬 아름답게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이다. 이 얼마나 아름 다운 마음인가! 모두에게 죠지와 같은 마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내 작은 수고가, 내 작은 은사가 교회를 더 아름답게 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더 빛낼 수 있으리라는 중심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그 같은 중심만 있다면 교회가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역사회 속에서 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는 그 같은 그리 스도인들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김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