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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온
쉴만한 물가 칼럼 | 2008년 07월 03일 10시 49분
 

프리온


요즘 한 달 넘게 우리나라 전체가 광우병 소동에 휩싸여있다. 한마디로 안타깝다. 미쇠고기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위험이, 정말 그렇게 우리나라 전체를 벌집 쑤셔 놓 은 것처럼 황폐하게 만들만큼 심각한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국민의 건강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앞뒤가 안맞는 소리이다.

  광우병이 끔찍한 병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빈도로 볼 때 광우병은 드문 병이 기 때문에, 미국쇠고기를 먹으면 온 국민이 이 병에 걸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만한 사 안은 아니다. 광우병 발생건수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07명이 전 부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예방조치를 시행한 이후 점점 그 발생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3마리의 광우병 소, 3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수가 6000여명이다. OECD 가입 국 중 최고치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다 부숴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다면 이에 동조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항생제 중에서 가장 안전한 항생제가 페니 실린이다. 하지만 페니실린에는 과민반응이라는 한 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데, 약 10만 투여 건수당 4‐15명에서 발생한다. 이런 빈도라면 매우 안전한 약인 것이 다. 누구도 이 과민반응 때문에 페니실린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위험이 있더라도 필요한 것이라면,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예방하고 주의하면 서 쓰는 것이다.

  국민건강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분들이, 온갖 유독물질이 섞인 서울의 공기를 어 떻게 그냥 참아내며 들여마시고 사는지 모르겠다. 국내에서 10년 가까이 매년 1000‐2000명씩 이질이 발생해도 아직 그 원인도 못밝히고 그 유행을 잡지도 못하 고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그냥 두고 보고만 있고, 또 거리낌없이 거리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미국에서 유행병이 생겼을 때 금방 그 원인이 밝혀지고 또 관리되는 것을 보면서 참 신기하게 여긴다. 우리나라의 보건시스템은 이에 견주어볼 때,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될 정도로 허술한 실정이다. 정말 국민건강에 대해 걱정을 한다면, 보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할 것이다. 촛불시위를 해도 이들 문제에 대해 먼저 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민들의 분노가 단지 미국쇠고기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느끼고 있다. 현정부가 인사과정 등에서 국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품게 했고, 그것이 이번사건을 기화로 터져나왔다고 생각한다. FTA에 무슨 불리한 조건이 있는지도 모르 겠다. 하지만 광우병을 이유로 삼아 매일같이 시위가 이어지고, 학생들이 거리로 뛰어나오고, 나라가 갈 바를 모르고 표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말도 안되는 일이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의도가 광우병 소동에 대해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 매체의 센세이셔날리즘이나 우리나라 국민의 그리 합리적이지 못한 집단의식에 대해 선 다른 글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재차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신, 필자는 이 글에서 광우병의 원인인자인 프리온과 진화의 관련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광우병 때문에 그 병원체인 프리온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도 많이 늘었다고 여겨 진다. 아는대로 프리온은 바이러스도 아닌 그냥 단백질이다. 그런데 단순한 단백질 덩어리가 아니다. 다른 단백질을 변화시켜 복제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동물이나 사람에 병을 일으키듯이 모종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 기능 중에는 효모의 생존 능력을 증가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그리고 효모에서 프리온은 유전이 된다. 프리온의 이런 특징들이 진화론자들을 상당히 흥분시킨 것 같다. 진화론자들이 프리온에 환호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프리온이 원시생명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프리온이 진화를 촉진시키는 촉매역할을 했을 것이 라 추정하는 것이다.

  유전자의 기본요소인 DNA, RNA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생명체는 DNA, 또는 RNA 를 가진 개체라는 도그마가 형성되었다. 유전정보는 DNA, RNA에 의해서만 전달되 기 때문에, DNA, RNA가 없으면 복제가 불가능하고 그것은 생명체라고 볼 수 없었 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은, 최초의 세포가 등장하기 전까지 지구가 RNA에 의해 지 배되었을 것이라는 설, 또는 RNA 이전에 펩타이드들의 세계가 있었고 이것이 RNA 로 대체되었다는 설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RNA는 화학적으로 불안정하고 매우 깨 지기 쉽다는 약점이 있고, 펩타이드도 열에 약하기 때문에 최초의 지구 환경을 견 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또한 펩타이드에는 스스로를 복제 하는 기능을 부여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등장한 것이다. 프리온은 자기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자외선이나 열에 무척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 프리온이 DNA와 RNA에 자리를 내어주기 전까지 지구를 지배한 원시생물이고, 초기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아미노산과, 나중에 등장한 보다 발전된 유전정보전달물질인 DNA, RNA를 연결시켜주는 고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효모에서 밝혀진, 프리온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도 진화론자들에겐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자연선택을 기초로 하는 진화론은 개체의 변 화를 위해선 다양한 돌연변이가 등장해야 하고, 이 중 최적으로 판명된 돌연변이 만이 선택되어 변화에 성공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프리온이 이러한 과정을 쉽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것이 선택되는 지루한 과정을 좀 더 쉽게 해주는 것이 프리온의 기능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프리온은 개체가 좀 더 쉽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진화 력’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한꺼풀만 벗겨보면 금방 자기당착에 빠지는 가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우선, 프리온이 그렇게 오래 전 원시생물이었다면, 그 프리 온은 왜 진화하지 않고 그 형태로 머물러 지금까지 존재해왔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제시되어야 한다. 사람이라고 하는, 엄청나게 복잡하고도 정교한 한 생명체로 도 진화할 수 있는 그 장구한 세월동안, 프리온은 왜 진화를 중단하고 그냥 원시생 명 그대로 남아있느냐는 것이다. 스스로 복제를 거듭하며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 성되어 그랬다고 주장한다면 이 또한 억지이다. 진화론의 주장에 따른다면, 효모나, 기타 프리온이 복제를 할 수 있는 단백질을 지닌 생물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기까지 만 해도 실로 엄청난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온이 진화를 촉진시키는 진화력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 다. 그렇다면 왜 프리온은 효모에서는 진화를 돕는 순기능을 발휘하면서, 양이나 소, 또 사람에서는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역기능을 나타내는 것인가? 프리온이 대상에 따라 그 기능을 차별적으로 발휘할만한 무슨 이유라도 있단 말인가?

  어떤 가설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설령 예외적인 경우가 있 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의 예외이어야지, 한쪽은 설명하지만 다른 한쪽에는 전혀 맞지 않는 가설이라면, 그것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프리온을 원시 생명으로 주장하는 것은, RNA나 펩타이드나 마찬가지로, 그저 조금이라도 맞는 구 석이 있으면 갖다 붙여보는, 설득력이 전혀 없는, 가설도 아닌 공상 수준에 불과하 다. 프리온을 진화력의 실체라 주장하는 것도, 치명적인 병을 일으키는, 그래서 한 개체의 진화의 싹을 잘라버릴 수 있는, 프리온의 반대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눈가 리고 아웅하는 식의 억지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 뜰에 누워있다가, 단풍나무 씨가 바람개비처럼 빙글빙글거리며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 씨의 모양이 어찌나 섬세하던지. 마치 새의 날개처럼 잘빠진 모양 에, 튼튼하게 날개깃을 받쳐주는 섬유질이 얼마나 잘 배열되어 있는지. 참 신기했 다. 이렇게 작은 씨앗도 그 목적에 꼭 맞게, 잘 만들어지고 세밀하게 다듬어져있구 나 생각하니, 하나님의 창조의 솜씨가 다시 한 번 실감나게 느껴지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제발 아무도 진화론의 허튼 이론에 혼란스러워하지 않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지으신 세계를 늘 찬양하며 만끽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 다.

  ✎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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