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복판에서
목회자 시/칼럼/시 - 포도나무 향기 :
2008/11/12 21:22
가을 한복판에서
날씨가 며칠 차갑더니만
어느 사이 거리마다 낙엽들이 쌓여갑니다.
깊은 가을임이 분명합니다.
나무들마다 총천연색으로 불타는 것이
꼭 축제의 한마당 같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감흥이 납니다.
그러다 문득 와 닿는 생각
지금은 저리도 멋들어진 잔치이지만
얼마 후면 앙상한 가지들만 남겠지요.
그리고 겨우내 추위에 떨겠지요.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안쓰럽지만
그래도 지금은 전혀 아랑곳없습니다.
추위가 올 땐 오더라도
앙상하게 될 땐 되더라도
지금은 맘껏 화려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맘껏 절정의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가올 종말을 당당히 맞는
오히려 자신을 장렬히 태우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습니다.
환호하며 박수라도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네 삶도
저 나무들 같았으면 합니다.
항상 제 자리를 지키다가
언젠가 이 땅을 떠날 즈음이 되면
비록 약하고 앙상한 모습이 될지라도
다가올 종말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마지막을 장렬하게 불태우는
자신의 주위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런 나무들이고 싶습니다.
(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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