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보화를 쌓는 삶- 금융 쓰나미를 겪으며-
하늘에 보화를 쌓는 삶
-금융 쓰나미를 겪으며-
요즘 두 사람이라도 모이면 예외 없이 나오는 얘기가 ‘경제 걱정’이다. 지금 소위
‘가을 잔치’라 할 수 있는 온갖 스포츠가 한창이건만 스포츠 얘기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게다가 전 미국의 관심사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사라 할 수 있는 ‘미
대통령 선거’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건만 그저 방송에서만 연일 떠들어댈 뿐 정작 사
람들의 대화에서는 ‘대통령 선거 얘기’조차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경제 걱정뿐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가 한없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
다. 더 나아가 온 세계가 ‘금융 쓰나미’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사는 웬
만한 사람들은 크든 작든 다 증권에 발을 담그고 있다고 한다. 그 같은 사람들의 경
우 모두가 이번에 큰 손실을 당했다고 한다. 그 뿐인가? 경기 침체로 인해 비즈니스
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한숨이 그칠 날이 없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 직장
이 잘못 될까 하루하루 불안한 가운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경제 위기는 결코 미국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예외 없이 하나 같이 중병을 앓고 있다. 유럽을 보아도, 일본을 보아도, 중국을 보아
도, 남미를 보아도 모두가 다 ‘악!’ 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전 세계의 증시가 연쇄
도미노 붕괴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의 자본이 뿌리째 흔들리
고 있다. 듣는 바로는 그 동안 전 세계 증권 시장에서 시가 총액 10조 달러 이상이
증발되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지난 1930년대 당시의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
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닌 듯싶다.
물론 우리 한국도 이번 ‘금융 쓰나미’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아니 비켜가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보다 그 타격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이는 한국의 경제
구조 특성상 외국의 자본을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외국 특히 미국
의 경제가 어려울 적마다 한국 경제는 늘 큰 타격을 받곤 하였다. 그래서일까, 이번
에 미국이 금융대란을 겪으며 경제적으로 크게 휘청거리자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너
무나 잘 아는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한국 자본시장은
패닉 상태를 지나 거의 공황 상태에까지 빠지고 말았다. 많은 이들이 제 2의 IMF 사
태를 우려했을 정도로.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있다면 다름 아닌 유학생들이다. 이는 졸
지에 ‘환율 폭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많은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당
장 ‘달라 보유 부족 현상’을 빚자 순식간에 환율이 폭등하게 된 것이다. 예전 같으
면 하루에 단돈 10원만 변동이 생겨도 난리였을 텐데 요즘엔 10-20원이 아닌100-200원을 들락거리는 널뛰기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유학생들이
요즘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가운데 있다. 우리 교회에도 유학생들이 많은 바 그들
이 자주 하는 얘기가 요즘엔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환율만 생각하면 걱
정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고, 늘 가슴이 꿍꽝거린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안타까운 얘기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환율’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조차
연일 안타까운 마음으로 환율을 들여다보곤 한다. 환율이 크게 올라 있으면 나조차
걱정에 마음 졸이고, 환율이 크게 떨어져 있으면 크게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어
쩌다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번 금융대란 그리고 글로벌 증시 위기를 지켜보며 몇 가지 귀중한 교훈을 얻는
것이 있다. 우선, ‘욕심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글로벌 증시 위기 사태는 미
국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경제에 대해 별 지식이 없는 나지만 자주 언론매체를 통
해 듣는 바로는 지난해 봄에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부터 사실상 현재의
재앙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즉 부동산 호황의 붐을 타고 능력이 안 되는 많은 사람들
이 너도 나도 집을 사게 되고 나중에 금리가 오르면서 그것을 갚을 능력이 없게 되
자 그 모든 짐을 금융회사들이 떠안게 되면서 그 과부하를 이기지 못해 현재와 같은
엄청난 금융 쓰나미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괜한 욕심을 부려 집을 장만한 것도 문제려니와 또한 많
은 사람들이 집을 담보로 Second 모기지를 얻어 그것으로 여행도 다니며 흥청망청
쓰다가 결국엔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된 그 같은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결국 무슨
얘기인가? 자신의 능력과 형편을 생각지 못하고 ‘욕심’에 이끌려 무조건 누리려고만
한 데서 개인의 파산이 찾아오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은 오늘과 같은 전 세계적 재난
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역시 ‘욕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개인과 사회를 파멸로 이
끄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그리스도인의 만고불변의 진리 즉 ‘재물에 우리의 소망을 두어서는 안 된
다’는 것을 새삼 배우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재물관(財物觀)’이 있다
면 재물은 ‘필요한 것’이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물을 중요한 것으로 여
기게 될 때 그 사람은 재물의 노예가 되고 만다. ‘욕심’이란 다른 게 아니다. 재물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자세이다. 그러다 보니 그 재물에 소망을 두게 되고, 재물만을
전부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재물에 소망을 두는 사람은 결국 큰 실패와 절망에 이르게 된다. 나는 이번 경제
위기, 특히 금융 쓰나미를 목격하며 재물에 소망을 두는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이 어
떠한 것인가를 보았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혹은 평생 모은 재산이 한 순간에 반 토막 나거나 한줌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
나 많은가? 그들 모두 재물에 소망에 두며 산 사람들이자 또한 욕심에 이끌려 더 많이
벌고자 한 사람들이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그 절망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
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었다. 재물에 소망을 두며 살아온 사람들의 종국이라고나 할까.
이번 금융 대란으로 큰 손실을 본 사람들 가운덴 그리스도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재물에 소망을 두는 사람들’이 아니길 바란다. 그럴 경우,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인해 잠시 실망하고 낙담하다가도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
설 것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재물에 소망을 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경제 위기를 겪으며 ‘이 땅에 재물을 쌓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즉 하늘에 보화를 쌓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보이는 곳에 쌓은 재물은 언젠
가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 이번에 10조 달러 이상의 가치가 증시에서 증발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 얼마나 아까운 재물인가? 그렇게 잃어버릴 양이라면 좀 더 소중한
곳에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지금 후회해야 이미 엎질러진 물이겠지만. 새삼
우리 주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여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장 19절-20절)
다른 어떤 때보다 요즘 이 말씀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웬일인가? 가만 보면
주님의 말씀을 듣기만 할 뿐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은 별로 많은 것 같지 않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했다. 사람은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떠나게
된다. 그러나 빈손이 아니라 우리의 가진 것을 하늘에까지 가지고 가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가진 재물을 하늘에 쌓는 것이다. 어떻게 하늘에 쌓을 수 있는가? 그것
은 선한 곳에 재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 같은 재
물은 결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이다. 고스란히 내 상급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거야말로 우리의 가진 재물을 하늘에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경제 위기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정
신을 차리고 그리스도인다운 의식과 삶을 가지고 더욱 이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갔으
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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