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을은 가고


창으로 내다 본 세상은
여전히 가을 한복판인데
밖을 나서면 쌀쌀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직 단풍 색깔이 곱고
낙엽들이 사방에 뒹구는 것이
그림은 영락없는 가을이로되
실제는 차운 겨울입니다.
바람이 보통 매서운 것이 아닙니다.
벌써 추위에 떨 지경입니다.
가울인지 겨을인지
계절을 잃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경제 재난 때문인지
환율에 떨고 있는 학생들 때문인지
혹은 이국에서의 추위여서인지
체감온도는 더욱 더 겨울입니다.
마음까지 얼어붙는 듯합니다.

문득 믿음의 세계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기에는 아름다운 가을 같지만
빛깔 고운 단풍도 가득하고
사랑하는 삶이 넘치는 가을 같지만
실상은 매서운 바람이 부는 곳
계절의 변화가 무쌍한 곳
그것이 믿음의 세계입니다.
결코 보이는 그림이 다가 아닙니다.
따스한 실내악이 다가 아닙니다.

이제 아름다운 가을은 가고
그만 옷깃을 단단히 여민 채
겨울 준비에 들어서야 할 듯싶습니다.
 
(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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