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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인디언과 버팔로 전쟁이야기 (26)
분류없음 | 2009년 02월 22일 12시 17분
 

세네카 인디언과 버팔로

전쟁이야기 (26)



무자년(戊子年)에 시작된 「슬픈 인디언 이야기」가 어느덧 기축년(己丑年)의 문턱을 넘어서고 말았네요. 갈길은 ‘상거가 먼데’ 왠지 마음 어깨에 슬며시 내려앉는 무게감, 혹 초조감 같은 것. 복받을 일만 골라 하는 내 독자들에게 정량 미달의 글만 진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맑고 고운 심성과 맛깔스런 손맛을 지닌 우리 교회 자매들, 그들이 끓여내는 국밥, 아 조선의 맛! 제 글에도 그 정도의 풍미는 들어있어야 할 터인데, 이를 어쩐다.

그러나 「소의 해」이니 그 소의 ‘유유자적함’과 나아가 ‘황소고집’을 본받아 느긋이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응원 소리와 저를 위한 누군가의 기도 소리 또한 들려오고 있으니.


청교도는 슬쩍 옆으로 밀어놓고, 이번엔 「인디언 전설」쪽으로 이야기의 가닥을 잡아보지요.

이 세상에 전설 없는 족속이나 나라가 어디 있겠어요. 북미주의 원주민인 인디언들도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지요. 그들에겐 언어는 있었으나 그것을 글로 표현할 문자가 없었다고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전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올 수밖에. 다행히 전설연구가들과 고고학자들의 노력으로 상당수의 전설이 문자화 될 수 있었고, 또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도 그들의 글 속에 간혹 인디언의 전설을 싣고 있었답니다.

저 광막한 대지 위에 밀어닥치는 엄청난 자연의 힘, 그 앞에 선 미약한 인간, 그들이 갖게 되는 경외심, 두려움, 때로는 연민의 정. 어떤 전설은 차라리 신화에 가깝네요.

지난 해 5월, 서북부 지역에 살고 있던 오사지 부족의 전설을 소개했었는데 혹 기억하고 계실런지. 해는 아버지요 땅은 그들의 어머니라는 것.


세네카 인디언(Seneca Indian)의 전설을 들려드릴 참인데, 우선 제가 인용하고 있는 책들을 소개하지요.

1. 「영원한 메아리(Lasting Echoes)」, 부루칵(Joseph Bruchac)이라는 인디언 문필가의 책, 「아메리카 원주민의 구전역사(An Oral History of Native American People)」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2. 「아메리카 민담집(American Folklore)」은 「Life」지의 편집인들이 엮은 책이고.

3. 메릴(Arch Merrill)의 「세네카인들의 땅(Land of Senecas)」

그리스도인과 전쟁



4. 아터(Jack Utter)의 「아메리카 인디언(American Indians)」

5. 비스코(Jim Bisco)의 「대버팔로 회고록(A Greater Look at Greater Buffalo)」

6. 마우(Clayton Mau)의 「중서부뉴욕 발전사(The Development of Central and Western New York)」


세네카란 말은 우리에게 퍽 익숙한 이름이지요. 이 사람들이 쓰던 옛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지명, 호수명, 거리 이름들이 얼마나 많은지.

Geneseo, Ontario, Erie, Niagara, Tonawanda, Cheektowaga, Tuscarora, Gowanda, Delaware, Mohawk, Batavia 등등.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서부뉴욕이 모두 그들의 땅이었다는 것은 알고 계실터. 그 뿐이 아니지요. 뉴욕주 전체가 그들의 땅이었으니. 적어도 17세기 초까지는 그랬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막강했으면 그들의 영향력이 일리노이와 캐롤라이나까지 미쳤으리요.

그러나 1797년, 20일간의 모닥불 앞 상담 끝에 그 당시 세네카 추장이던 렏 재켓(Red Jacket)은 1.3백만 에이커의 땅을 단돈 10만불에 팔아넘기고 말았으니 원.

이 사람들의 역사 이야기 언제 자세하게 말씀드릴 짬이 있을 것인가.


Buffalo, 우리의 제 2의 고향, 이 정겨운 이름의 어원(語源)을 한번 짚어보지 않고 넘어갈 재간이 있나. 혹 알고 계세요, 버팔로란 이름이 생기게 된 유래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애매모호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지요. 인디언의 말이 아닐까 또는 들소가 영어로 buffalo이니 거기에서 따온 것은 아닐까.

이상하게도 버팔로엔 소와 관련된 이름들이 많네요. 「Buffalo Bills」가 그렇고, 마이너 리그 야구팀의 명칭이 「Bison」이요, UB 축구팀도 「Bulls」란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무슨 조화인지, 실제로는 이 서부뉴욕 일대에서 들소가 살았다는 기록이 전무하답니다. 놀라셨지요.

「대버팔로 회고록」은 이런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약 250년 전에는 이 지역을 「Buffalo Creek」이라고 불렀다. 1700년대 중반, 서부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한 사나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Buffaloe」. 인디언과 백인 사이의 혼혈아였던 그는 샛강(Creek) 기슭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초기 이민자들은 그의 거처를 가르켜 「Buffaloe's Creek」이라고 불렀다. 점차 사람 수가 늘어나면서 더 넓은 터전으로 옮겨가게된 이들은 그의 이름 「Buffaloe」에서 ‘e'자를 빼고 그냥 「Buffalo」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스도인과 전쟁



제 조카 최준홍군이 컴퓨터에서 뽑아낸 글에는 또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Beau Fleuve Theory(아름다운 강 가설)’ 백인들이 오뉴월 파리 모여들듯 하기 훨씬 전에 프랑스 탐험대가 이곳에 이르렀답니다. 나이아가라 강(Niagara River)을 본 이들은 그 아름다움에 너무나 감격해서 냅다 지른 소리가 있었으니 ‘beau fleuve(beautiful river)!' 이 프랑스 말이 와전(訛傳)되어 Buffalo가 되었다는 설입니다.

‘Riviere aux Chevaux Theory(River of Horses Theory, 말들의 강 가설)’. 가장 오래된 설로 1825년에 출판까지 되었다네요. 무슨 불법적인 연회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곳에 어디서 훔쳐온 말고기를 들소고기(Bison meat)라고 감쪽같이 속여 팔아먹은 녀석이 있었답니다. 하여, 이 연회 장소를 Buffalo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주장이지요.

참, buffalo와 bison의 구분이 애매하네요. 사전을 찾아봐도 둘다 그냥 「아메리카 들소」라고만 적혀 있으니.

「세네카인들의 땅」도 비슷한 내용 뿐인데, ‘버팔로라는 말에선 역시 인디언 냄새가 강하게 풍기고 있다’란 말과 ‘inconclusive(불확정적)’란 단어로 끝을 맺고 있어요. 모두가 가설일 뿐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한 해답을 주고 있지 않으니, 어허 닭 쫓던 개 먼 산 바라보는 꼴이 되고 말았네그려.


세네카 인디언의 전설입니다. 「하늘 여인(Sky Woman)」이 그 제목. 어린 시절 밤 익기를 기다리며 화롯가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듣던 옛 이야기처럼 엮어볼테니 들어보세요.


먼 하늘나라 그 어딘가에 하늘 주인(Chief of Heaven)'과 대지의 어머니(Earth Mother)가 살고 있었지. 우리말로 옥황상제라고나 할까, 하늘 주인말야. 그들은 흰 집에 살고 있었는데 빛의 나무(Tree of Light)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나무가 그 집을 뒤덮고 있었어.

그 때까지 해도 없었고 땅도 없었대. 하늘 아래로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고 바다 동물들과 바다 새들이 그 안에서 살고 있었다네.

빛의 나무에는 아름답게 핀 꽃들이 만발해 있었어요. 그 꽃들로부터 찬란한 빛이 나와 해 없는 하늘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거라.

대지의 어머니는 마치 에덴동산의 이브처럼 아주 아주 예뻤대. 그녀가 아기를 가지게 되었지. 하늘 주인의 입김을 한번 마셨는데 고만 임신을 한거야. 그런데 말야, 그토록 고운 대지의 어머니에게도 문제가 있었어. 그녀의 끊임없는 호기심 때문이었지. 한번 의심을 품게 되면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내야 직성이 풀리고 마니 이 또한 병폐라.

그리스도인과 전쟁



저 빛의 나무 뿌리 밑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글쎄 그 나무 밑을 파기 시작하네. 아무리 빛의 나무라한들 별 수가 있나. 그 큰 나무가 드디어 뿌리째 뽑혀지고 말았지. 뻥 뚫린 구멍, 하늘에 큰 구멍이 생긴거야.

하늘 주인이 노발대발,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네그려. 그렇지 않아도 제 입김 한 번에 임신한 그녀를 질투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이런 엄청난 짓까지 저질렀으니.

앞뒤 가릴 것 없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하늘 구멍 속으로 던져버렸지.

큰일났네. 대지의 어머니가 쏜살같이 하늘에서 떨어져내려오고 있으니말야.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여 그녀에게 「하늘 여인」이란 별명이 붙여졌고.

「하늘 여인 구출 작전회의」가 열렸지. 바다 새들과 짐승들이 모두 모였어. 그녀를 받기 위해 수천수만의 새들이 날개를 활짝 펴서 서로서로 겹쳐대니 꼭 쿠션 좋은 양탄자 같이 되었네.

한편, 바다에서도 구출작전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지. 바다 속으로부터 헤엄쳐 올라온 큰 거북이 물 위에 조용히 떠있고, 사향쥐와 두꺼비는 뻔질나게 다이빙을 하는거라.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 흙을 물어와서는 거북이 잔등에 쌓아 올리고 있었던 거지. 별 신기한 일도 다 있네. 흙이 자라나다니. 거북이 등에 쌓인 흙이 점점 커지더니 큰 섬이 된거야.

떨어지고 있는 하늘 여인을 살포시 자기들 날개 위에 받은 물새들은 조심조심 그녀를 섬 위에 내려 놓았지.

임신 중이던 하늘 여인이 딸을 낳았어요. 태어나자마자 어른이 된 그 딸은 정체를 밝히지 않는 연인을 만나 결혼을 하네. 그리고 곧 아기를 가지게 되었지. 쌍둥이 사내아이들이었어. 이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서로 다투고 싸웠다는데, 한 아이는 살결이 희고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어서 「선한 마음(Good Mind)」라고 불렀고, 다른 아이는 검으튀튀한 용모에 마음씨마저 악해 「악한 마음(Evil Mind)」이라고 불렀다네.

악한 마음은 어서 속히 세상에 나가겠다며 어미의 겨드랑이를 비집고 나왔다지 뭐야. 어미가 어떻게 되었겠어. 죽고 말았지. 슬픔에 젖은 하늘 여인은 쌍둥이들과 함께 야트막한 묘지에 그녀를 장사지냈어요.

그런데 신비로운 일이 또다시 일어나네그려. 그녀의 죽은 몸에서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자라나기 시작한 거야.

젖가슴 위 흙으로부터는 옥수수가, 복부에선 호박이, 손가락에서는 콩이, 발가락에서는 감자가 그리고 머리로부터는 담배가.

선한 마음은 하늘나라로 힘들고 먼 여행을 떠났지.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였어.

그리스도인과 전쟁



높은 산꼭대기 위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햇님이었어. 여러 가지 어려운 시험을 다 통과케 한 후 햇님은 그를 내 아들이라 불렀지.

지상으로 돌아온 선한 마음은 온갖 종류의 좋은 것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 과일도 만들고 동물과 물고기도 만들었지. 반면, 악한 마음은 계속 방해짓만 하고 있었지. 예를 들자면, 물고기에다 작은 가시들을 많이 집어넣는 것 같은 짓이었어. 사람들이 맛있는 생선을 쉽게 먹지 못하도록 그런 고약한 짓을 한거지.

악한 마음은 구약의 가인처럼 선한 마음을 죽이려고 했네. 실패했지. 그러자 그는 사악한 것들을 모두 데리고 깜깜한 지하세계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네.

선한 마음은 인간을 창조하게 되지. 진흙을 빚어서 자기 형상대로 만들었다는 거야. 연못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그대로 만들었대요.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하지?

이 모든 일이 끝나자 선한 마음은 빛의 줄기를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갔지. 하늘 여인도 하늘의 주인에게로 돌아갔고.

그 때로부터 인디언에게 땅은 어머니가 되었고, 해는 아버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야.


인디언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가지가 있다고 하네요. 옥수수, 콩, 호박, 해와 땅이 어울려 빚어낸 이것들을 세 자매라고 부르면서 신성시하고 있는데 특히 옥수수를 귀하게 여기고 있지요. 나중에, 인디언의 옥수수 밭을 불태운 백인들이 있었어요. 인디언은 그들에게 신성모독의 불법자라는 욕을 퍼붓고 있네요.

흔히들 역사를 바꾼 작물로 감자와 옥수수를 들지요. 16세기 중국으로 건너간 옥수수가 한국에 전래된 것은 18세기 초랍니다.

옥수수라는 말의 뿌리는 옥수수의 중국 발음인 위슈슈에서 비롯된 것이고, 별칭인 강냉이는 전래시킨 중국 남부지방의 통칭인 강남에서 비롯되었답니다. 연전에 한국의 옥수수 박사란 분이 옥수수 씨앗을 들고 북한을 방문한다는 기사가 생각나네요.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이 강냉이 죽이라도 실컷 먹었으면 좋으련만.

다음엔 「청교도와 인디언」으로 되돌아 갑니다.

주안에서 샬롬.  ✎  이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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