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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사랑
목회자 시/칼럼/시 - 포도나무 향기 |
2008년 05월 14일 0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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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사랑
1
며칠 전엔가
유학생 한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그 소식을 듣고서는
어머니가 한 걸음에 달려오셨다.
이웃 도시도 아니고 타주도 아닌
태평양 건너 이역만리에서-
처음엔 그 얘기에 감동되었으나
사실 특별한 일도 아니리라
이는 어머니이기에 가능한 일
어떤 어머니인들 안 그러랴!
지난 겨울
늙으신 어머니께서 빙판에 넘어지셨다.
손목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으셨다 한다.
그 같은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내달기는커녕
전화로만 걱정시늉을 할 뿐이었다.
이제는 어떠시냐고 아예 묻지도 않는다.
참 나쁜 자식이 아닐 수 없다.
2
제 옷 하나 사 입지 않고
제 얼굴 하나 치장하지 않고
어지간히 아끼며 사는 아내가
대학 간 자식이 옷 하나 사겠다면
덜렁 돈을 보내준다.
자식이 친구와 여행을 하겠다면
그러라며 은행으로 좇아간다.
그럴 것 없다고 타박해도 막무가내다.
내 아내뿐이겠는가?
어느 어머니인들 안 그러랴!
전화 한 통 없는 자식
공부 때문에 바쁜 줄은 알지만
무심한 녀석이라 나무라면서
괜스레 서운한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정작 나는 늙으신 어머니 생신 때
전화 한 통 드리지 못했다.
아니 어찌 하다 생신이신 것도 잊고 보냈다.
참 나쁜 자식이 아닐 수 없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주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아들 녀석이 제 에미 사랑을 알까 싶으면서도
나는 벌써 그 사랑을 잊은 지 오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자식이다.
3
동네 어귀에 가로등이 있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저 혼자 켜졌다가
얼마쯤 후에 저 혼자 꺼지는-
문득 그 가로등이 자식들의 모습
내 모습만 같았다.
달빛처럼 변함없는 어머니의 사랑과는 달리
그저 가끔씩만 켜졌다 이내 꺼지는,
그저 가끔씩만 어머니를 떠올리는,
오늘도 그 가로등 앞을 지나며
참 나쁜 자식이 생각나
부끄러운 마음에
얼른 그 가로등을 지나쳐 간다.
-어머니 주일에 부쳐 (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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