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전부인 사람에게 기적은 일상이다


*** 이 글은지난 6월 말에 전보애 교우께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청년부에서 전해주신 간증 내용입니다.

1. 떠나며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 하시고"(마가복음 6:9)

2001년 여름, 유학을 떠나기 전 묵상 중에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둘 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유학을 준비하던 터라 퇴근 후에나 혹은 지하철에서 짬짬
이 토플, GRE 공부를 하는 것 외에는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
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 안에 소원을 두고 또 이루게 하시는 분이심에 감사하
면서 그 기간을 견뎌낸 것 같습니다. 더 힘든 훈련이 눈앞에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지
요.. 모두가 반대를 했습니다. 아직 기저귀도 안 땐 두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둘 다
공부를 하겠다고 유학을 떠난다고 할때요.그리고 될 거라고,설마 면접에서 떨어지
겠냐고 하면서 믿고 있었던 국비유학생 시험에서 불합격 소식을 듣고는 좀 의아했습
니다. '하나님께서는 두 벌 옷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시고선 이게 웬 일입니까?' 하고
요.사실 그때 조금 감 잡았습니다.'아... 이거 좀 호된 훈련코스인가 보다' 하고요.
춥고 눈 많이 오기로 소문난 버팔로로 출발하면서 두벌 옷이 문제입니까? 당연히 파
카에,내복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왔지요.

2. 버팔로에서의 7년: 기적의 일상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3)

제가 오늘 간증의 제목을"기도가 전부인 사람에게 기적은 일상이다"라고 정했는
데요,이 말씀은 제 연구실 책상에 적혀져 있는 문구입니다.힘들고 지칠 때, 저는
이 말씀을 보고 다시 힘을 내서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저에게 역사하실 일을 바라보
았습니다. "크고 은밀한 일"이 다른 말로 하면 바로 '기적'이겠지요. 저는 제가 여기
에 서서 여러분 앞에 간증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저
를 훈련시키시고자 광야로 보내시고 또한 저에게 기적을 매 순간순간 베푸셨다는 걸
여러분과 나누게 되어서 너무나도 기쁩니다. 너무나 많은 기적들과 하나님의 은혜없
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지만 그중 몇 가지를 여러분과 이 저녁에 나누고자
합니다.

저희가 처음 유학을 올 때 사실,저희 손에는 첫해1년 정도를 버틸수 있는 돈밖
에는 쥐어여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7년을 버텼습니다. 기적이지요. 처음 버팔로에
도착했을 때까지 교회에 연락해 볼 생각을 못 했었습니다. 같은 과에 선배가 있어서
다행히 많은 부분 신세를 지었지요. 그런데 이 선배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데도 근처
에 사는 한 집사님 부부(구자현 집사님이죠.지금은 플로리다로 이주)를 저희에게 소
개시켜 주었습니다.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하고 있던 차라 한번 가보기로 했는데 마
침 그 날 오후 심장로님 댁에서 구역예배를 하는 데까지 초대되었답니다. 그곳에서
유충렬 집사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남편의 고등학교 선배님이시더군요. 이야기 중에
지금 유충렬 집사님 프로젝트에서 프로그래머가 급히 필요하다고 지원해 보라고 하
셔서 남편은 부랴부랴 그 다음 주에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인터뷰를 하고, 일사
천리로 일이 진행되어서 그 주 안에 Research Assistant로 일하기로 결정이 되었답
니다. 그곳에서 3년, 또 다른 연구소에 3년간, 남편은 총 6년간 학위를 마칠 때 전액
장학금에 생활비를 벌어가면서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좀 다른데,저의 믿음의 분량이 작은지라.. 하나님께서 꼭 한 학기 단
위로 등록금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한번은 등록금 납부 마감일 하루전날에 과에서 연
락이 와서 갑자기 Teaching Assistant 하기로 했던 사람이 못하게 되어서 제가 대신
TA를 하게 되면서 등록금이 면제되기도 하고, 꼭 등록금 낼 만큼 장학금을 타게 되
기도 하고 하면서 한학기 한학기를 넘겼답니다. 그래서 '정말 하나님 너무 드라마틱
한 걸 좋아하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답니다.제가 김귀선 자매님께 "이번에도 홍해
앞에까지 갔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답니다.그런데 언젠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이
것도 하나님께서 드라마틱한 걸 너무 좋아하셔서 매번 우리를 홍해 앞에까지 끌고
가시는게 아니고, 우리가 완악하여 홍해 앞에까지 가서야 그제서야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전에는 온갖 지혜를 총동원해서 어찌하든
혼자서 해결해 보려고 애쓰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하나님께 구하는 저 때문에 오늘도
하나님은 홍해를 가르십니다.

사실 어제(6월 27일, final dissertation defense)도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셨습니
다. 저의 박사논문 최종심사 당일 새벽에 그날 할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준비한 파워
포인트 파일을 버튼 하나를 잘못 클릭하면서 다 날려 버리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백업파일이 있었지만 그것은 최종본이 아니라 일주일전 버전으로 약 50% 정
도 완성본이었습니다. 사실 그 버튼을 누르기 직전 아주 짧은 찰라에 저는 혼자 생각
했습니다. "다 됐다. 이 정도면 정말100%다. 오늘 정말 나의 연구에 대해 100% 자
신있게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정말 그 순간에.. 다 날려버리고 만 것이지
요. 착잡한 마음에 새벽에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하는데 정말 거짓말 같이 제 입에서찬양이 흘러 나왔습니다. "약할 때 강함되시네 나의 보배가 되신 주 주나의 모든
것…" 걱정하던 마음이 온데 간데 없어지고 하나님께서 오늘 또 제게 어떤 기적을 베
푸실지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도시락을 싸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
서9시 정도에 발표장에 도착했습니다.한 시간 남짓 그 50% 정도의 백업파일에 가
능한 한 간략하게 중요한 점들만 몇 가지 첨가를 하고 조용히 기도를 했습니다.

Final defense는 10시에 시작되었고 12시가 좀 못되어서 끝났습니다. 그 두 시간
가량의 시간이 마치 순간처럼 지나가버렸습니다. 1시간가량의 발표와 뒤이어 한 시
간 가량의 질문답변 시간동안 저는 제가 아니었나 봅니다. 질문 답변 후 이례적으로
지도교수님과 모든 교수님들이 잘했다고 축하한다고 그 자리에서 저에게 악수를 청
했습니다. Committee에 있는 세분 교수님 중 두 분은 고칠게 하나도 없다고 그 자리
에서 말씀하셨고 나머지 한분도 몇 가지 오타만을 지적하셨을 뿐입니다. 생각해 볼
때, 제가 만약 100% 저의 자신감으로 이 발표를 했다면 어땠을까? 저는 지금도 그
순간에 찬양이 제 입술에서 흘러나오고 그 순간에 제 마음이 평안해 지고 담대하게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3. 다시 떠나며

"너희가 받은 모든 헌물 중에서 너희는 그 아름다운 것 곧 거룩하게 한 부분을 가
져다가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지니라 (민수기 18:29)"

이제 저는 다음 주면 정들었던 버팔로를 떠납니다.기적이 일상이었던 지난7년…
특히나 남편과 떨어져서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눈썹 휘날리게 연구소에서 일
하면서,밤새워 박사논문을 쓰던 지난1년은 참으로 강도 높은 하나님의 훈련이었던
것 같습니다.다시 떠나는 제게 하나님은 또 다른 빡센(?) 훈련코스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또한 매순간 기적들을 저희에게
보여주시리라 생각하니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이제 이 간증을 마치며 제가 감히 여기 모인 청년부 여러분에게 도전을 하고자 합
니다. 우리 하나님, 좋은 거 좋아하십니다. 아름다운 거 좋아하십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때,청년의 때를 하나님께 드리십시오.이 말씀은 저희가 젊을 때, 처음
가정을 꾸렸을 때,저희집을 심방하러 오신 목사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입니다.이젠
저희도 마냥 젊지는 않지만 (^^)… 아름다운 것으로, 저희의 젊은 날들을 하나님께
드리고자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것으로 좋은 것으로 하나님께 드림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귀한 청년부 형제 자매님 한분 한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전보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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