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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주사
목회자 시/칼럼/칼럼 - 푸른 초장 | 2008년 03월 15일 13시 24분
 

예방주사


최근 감기가 극성이다.학교에 감기로 결석하는 학생이 절반이나 된다고 하더니, 정말 주위에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필자도 감기 때 문에 거의 한 달이나 고생을 했다.증상도 어찌나 독하던지 전신이 쑤시고 가래, 기침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반 감기가 아니라 혹 독감이거 나 감기와 유사한 다른 질환이지 않았나 싶다.


감기에는 예방주사가 없지만 독감을 예방하는 백신은 있다. 주로 면역이 떨어진 사람이거나 노인연령에 접종한다.독감은 단순히 독한 감기가 아니다.그 원인 바 이러스가 다르다.또 노약자들은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그래서 그런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매년 예방주사를 맞아야한다. 필자가 병원에 근무하던 시절에는 환자들에게 전염을 시킬 위험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었는데, 최근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여겨져 맞지 않았었다. 감기인지 독감인지 분명하진 않 지만,이번에 이렇게 심하게 앓고 나니,개인적인 이유로 다시 독감예방주사를 시 작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러자니 이제 젊은 시절이 다 지나갔다고 자인하는 것 처럼 느껴져 왠지 기분이 별로다.


사실 예방주사는 인류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많은 전염병들이 예방주사가 시작된 후 급격하게 그 유행이 감소했다. 심지어 천연두와 같이 역사에서 사라진 질 병도 있다. 광견병은 치료약도 없고 일단 걸리면 100% 사망하던 병인데, 이제는 백 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재미있는 것은 광견병은 그 진행속도가 느리기 때문에,혹 미친 개에게 물리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예방주사를 놓으면 그 발생을 막을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그러니 예방주사가 있는 것이 얼마나 천만다행한 일인가?


이번 감기를 앓으면서, 우리 교회 젊은이들에게 특별한 예방주사를 놓아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신앙생활하면서 걸리기 쉬운 두 가지 질병에 대해서이다.이 두 질병에 대한 진단은 필자가 내린 것이 아니다. “바벨론에 사로잡힌 교회”라는 책 을 낸 백종국이란 분이 내린 진단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교회가 두 가지 세속적 세력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았다. 그 하나는 ‘사제주의’요, 또 다른 하나는 ‘천민자 본주의’이다. 약간 편향된 시각이 있다고도 여겨지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두 가 지 세속적 세력이 한국교회가 앓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 큰 전염병이라는데 공감 하게 되었다.


사제주의는 신앙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신도들을 옭아매고,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신적인 권위를 부여받은 양 무소불위의 특별계층으로 행세하고 있는 목회자들에 대한 문제이다. 필자는 이와 유사한 다른 진단명을 지어 보았다. ‘직분계급주의’이다. 사실 이에 대한 예방주사가 더 급선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사제주의’는 많은 사람의 직접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직분계급주의’는 보다 넓은 범위의 신앙인들을 전염시키는 유행병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장로,집사 등 여러 직분들이 교회에 존재한다.이는 교회를 섬기는 기능으로서 필요하기 때문에 세워진 제도들이다. 바울사도께서 비유로 설명하셨듯이 몸에는 여 러 지체가 있고, 그 지체가 다 긴요한 것처럼 그 모든 직분이 교회를 이루는데 다 중요하다.직분이 없는 지체도 꼭 필요한 존재이다.그런데 요즘 교회에는 마치 직 분을 계급으로, 또 어떤 직분은 더 높은 계급인 것처럼 생각하는 병이 돌고 있는 것 같다.


장로의 직분이 없는 교단에 장로직을 만들자는 요구가 계속 있어, 결국 한국의 몇 교회들은 교단제도와는 상관없이 장로직을 만들었다고 한다. 명함을 만들 때, 비슷한 사람들의 명함에는 장로라고 적혀있는데, 자신 것에는 집사라고 쓸 수밖에 없어 창피하다는 것이다.이민교회에는 장로직에 대한 병이 더 심각하다고 들었다. 이국땅에서 다른 사회활동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교회에서 장로라는 직함을 받는 것 이 그렇게 중요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로가 되어야지 이민한인사회에서 고개 들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비성경적인 생각들인가? 그 직분들을 놓고 마치 무슨 벼슬이나 하는 것 처럼 치고받고 싸우는 교회의 모습은 또 얼마나 통탄할 일인가? 십자가를 지시기 위 해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는 예수님 앞에서 누가 더 높은지 싸움박질 하던 제자들 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그 때 예수님께서 무어라고 말씀하셨던가?“너희 중에 누 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 자 하는 자는 저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태복음 20:26-27)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개인적으로는 교회에서 직분명을 다 없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식으로 이름만 부르기가 뭐하면 그냥 형제,자매로 부르면 어떤가?필자는 누구누구 형제, 그렇게 불리웠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자매들로부터 그렇게 불리면 기분이 참 좋을 것 같다. 기능상 어떤 명칭이 필요하면 그 기능에 맞는 이름을 붙이면 될 것이다. 회보담당자, 당회원 등등.


두번째 교회의 전염병인 ‘천민자본주의’란 원래, 정치적, 상업적 독점의 추구와 계층화,독점을 통한 불로소득의 추구,부정부패, 불로소득의 과시적 소비 등을 포 함하는 의미인 사회학 용어이다. 이를 물량주의, 성장제일주의를 추구하는 한국교 회의 모습과 연결시켰다.실제 최근 이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고소영 S 라인’이라는 시쳇말이 떠돌고 있다. 새정부의 인사 가 고려대‐소망교회‐영남에 서울시청 출신의 인맥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그 중 하나가 소망교회이다.이는 절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교회가 권력 을 추구하는 자들이 인맥을 형성하는 장소가 되어선 안된다. 그러한 곳은 이미 교 회가 아니다. 제발 새정부가‘천민자본주의’의 온상이라는 교회의 오명을 공고하게 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한편, 필자는 ‘천민자본주의’와 유사한 진단명으로, ‘개인신앙주의’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우리나라의 기독교에는 기복신앙의 요소가 많이 오염되어있다. 이는 시급히 제거해야 할 문제이다. 많은 이민교회가 마치 한인들이 모여 교제하고 사업정보 주고받고 하는 한인회와 같은 존재로 왜곡되고 있는 것도 우려할 문제이 다.이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 뿐 아니라,보다 긍정적인 ‘개인신앙주의’도 우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성경 열심히 읽고,기도 열심히 하고,교회봉사 열심히 하는 것이 신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신앙의 다른 반쪽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이다.우리의 신앙은 한편으로는 하나님 사랑이요,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웃사 랑이다.그 이웃에 교회식구들을 포함시킨다 하더라도,교회 내에서만 열심히 믿음 생활하는 것은, 신앙의 영역 중 75%를 넘지 못할 것이다. 75점이면 F학점은 면하 겠지만, B학점도 안되는 점수이다.


우리 이웃들이 외국인이어서 쉽게 대외봉사를 하기가 힘들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한국과 연결되어있는 이웃들도 많다.지난 번 우리교회 가 한국전 참전용사들께 감사를 표하고 복음을 전하는 기회도 가졌지만, 우리 주위 엔 입양한인들도 계시고,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또 다른 많은 한인들이 있 다.또 외국인이라고 너무 겁먹지 말자.어차피 우리는 외국에서 그들과 얼굴을 맞 대고 살고 있다.시작해보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또한 이민교회가 앞서 열거한 전염병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다고 믿는다.요즘 기독교가‘개독교’라고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지만, ‘사제주의’, ‘직분계급주의’, ‘천민자본주의’, ‘개인신앙주의’의 병이 계속되 는 한,기독교는 앞으로 더 심한 욕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이 전염병들은 우리 교회의 현주소가 아니다.필자는 우리교회가 이런 문 제들에 있어 대단히 모범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목사님은 보기 드물게 참 순수하 신 분이시다. 우리교회 장로님들, 집사님들은 한결같이 헌신적이시다. 우리교회가 Nursing Home Ministry 등 외국인을 포함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래서 예방주사라 했다.현재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은 아니지만, 위의 질병들은 워낙 전염력이 강하고 한번 걸리면 치명 적일 수 있기 때문에,꼭 예방을 해야 하는 것이다.특히 아직 이들 질병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젊은이들은,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예방주사를 더 철저하게 맞을 필요가 있다.


‘직분계급주의’를 예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나는 이 직분을 맡을 자격이 있어.” “이번에는 내 차례야.” “내가 꼭 되어야 해.” 이런 생각이 들면 절대로 그 직분을 맡지 않길 바란다. 그런 생각들은 자신이 그 직분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뚜렷한 증거이기 때문이다.우리 교회 젊은이들이 앞으로, 자격이 없는데 직분을 받아 고생하고 있는 필자처럼 되지 않길 바란다.


또한,자신에게만 눈을 고정시키지 말고,이웃에게 다가가는 신앙인들이 되길 바 란다. 내 신앙생활에 이웃을 위한 영역이 없다면 뭔가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그것은 기껏해야C학점 이하의 신앙이다. 이 점에서 최근 필자의 신앙학점 을 매긴다면 C‐ 나 D 정도가 아니었나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아무쪼록,우리 교회 젊은이들이,또 우리교회 모든 성도들이 신앙에 치명적인 질 병들에 대해 미리 예방주사를 잘 맞아두어서, 우리 모두 하나님 보시기에 온전한 신앙생활을 하고, 우리교회 또한 참으로 모범적인 교회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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