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이야기 그 두 번째 (5)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와 환경 문제에 대하여-
오늘은 지구온난화와 그에 얽힌 정치, 경제 이야기를 생각해볼까 합니다.
연작처당(燕雀處堂)이란 말이 있습니다. ‘제비와 참새가 집에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즐겁게 논다’는 듯이지요. 동학혁명의 불씨가 서서히 붙기 시작하던 조선의 1880년, 주일본 청나라 외교관 황준헌이 당시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 중이던 김홍집에게 준 <조선책략>이란 글 속에 들어 있는 말입니다. 조선의 위태로운 형편을 빗댄 말이지요.
개구리 이야기.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펄쩍 튀어나오는데 불 위에 놓인 물이 아직 미지근할 때 넣으면 이놈이 제 죽을 줄도 모르고 희희낙락 수영을 한다지요? 예전 김득렬 목사님이 설교 중 인용하셨던 이 이야기가 엘 고어의 책에도 있네요.
날짐승과 개구리를 인간사의 틀에 맞추는 것이 좀 어색하긴 해도 그것이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나아가 신앙적이든 사람들이 처한 위기를 빗대는 풍자로는 썩 설득력이 있는 말이지요. 새 집마저 다 타버리기 전에 어서 불을 꺼야 되지 않겠어요? 물이 끓어버리기 전에 개구리를 구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앨 고어는 이미 그 물이 끓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 현상은 우리의 짧은 인생에 견주면 아주 느린 점차적 현상으로 보이나 장구한 지구 역사에 비하면 아주 빠르고 전격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토 의정서> (Kyoto Protocol)
1997년 12월이었으니까 벌써 9년 전 일이네요. 일본 도시 교토. 세계 160여개국 대표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요. 제목은 <지구 기후변화에 관한 UN회합>(The UN Conference on Climate Change).
1992년 브라질 리오에서 열렸던 <지구정상회의>(The Earth Summit)에서 여러 나라 정상들이 모여 이미 그 초안은 잡아둔 상태. 10여일 간의 마라톤 회의였답니다. 논의된 사항들을 크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모두 인정하고, 이 문제에 관한 대책을 함께 논의한다.
-이 일에 소요될 비용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함께 연구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모임을 갖는다.
많은 이 분야의 과학자들과 환경론자들은 교토의정서가 미약하지만 인류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교토 의정서(議定書)는 구속력을 지닌 국가간 무슨 조약과는 그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약속을 하고 그것을 세계에 공표하는 것이지요.
*합의된 사항들
1. 온실화 개스 배출양을 1990년 수준 이하 평균 5.2% 줄인다. 실제로는 각 나라의 개스 배출양과 그 수행 능력에 따라서 결정되었는데 미국은 7%, 일본은 6%, 그리고 유럽(European Union)은 8%로 한다.
2. 제한될 온실화 개스의 종류는 미국의 제안대로 6가지로 한다.
탄산개스, 메탄개스, 산화질소, 탄화수소(hydrocarbons), 불화탄소(perfluorocarbons), 그리고 sulfur hexaflorides.
3. 이 일에 대한 규제는 개발국(developed nations) 39나라에만 적용된다. 저개발국과 개상도상국(developing nations) 121개 나라는 제외된다. 산업성장과 그에 따른 개스 배출양의 증가를 보이기 시작한 중국과 인도도 제외된다.
*거부와 반대의 목소리
1. 지구 온난화 그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이들은 의정서 반대운동까지 벌였는데 그 중 <청원계획>(Petition Project)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여러 분야의 과학자 15,000명이 미국 정부에게 의정서를 반대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답니다. 산업계의 사주를 입은 몇몇 과학자들은 미 국회에서 반대 증언까지 했고요. 그들의 논쟁의 초점은 분명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 나오미 오레스키 교수의 연구발표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팀은 과거 10년간 저명한 과학지에 발표된 지구 온난화에 관한 논문을 조사했답니다. 지구온난화를 인정하는 총 928편의 논문이 발견된데 반해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논문은 한 편도 없었다니...
2. 스스로 1990년 수준으로 개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던 미국은 오히려 4.6% 증가했고 캐나다는 20%나 증가했으니 모두 쓸데없는 일이 아니냐는 회의론자들도 있었고, 이 문제 해결에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니 좀 더 뒤로 미루자는 의견이며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목소리, 차라리 그 돈으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주장도 있었답니다.
IPCC가 말하는 온난화로 인한 지구 재난은 모두 가설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의정서를 따르면 에너지 값이 올라가 가난한 사람들과 노인들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는 주장. 1995년 폭염으로 인해 339명의 노인들이 시카고에서 죽은 일을 예로 들면서 말이지요. 자동차 연비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작은 차만 만들면 고속도로에서 치명적 교통사고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리도 있었고. B. 롬보그라는 덴마크 사람. 그는 <환경평가회>의 책임자인데 요상한 주장을 펴고 있네요. 환경론자들이 주장하는 것, 즉 세계 인구증가로 자연자원이 고갈되어 식량이 줄어들고 나무 숲이 사라지고 있으며 지상의 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에 정반대의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자연 자원이 점점 증가해서 먹을거리가 인류 역사상 가장 풍부하고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의 해결은 경제 개발을 줄이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부추겨야 된다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OPEC 회원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반발이 격심했답니다. 그렇지 않겠어요? 석유 팔아먹고 사는 그들이니 그 밥통 깨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겠지요. 저 사막의 낙타 족속에게 어떻게 기름 펑펑 내는 황금오리가 주어져서...
사우디의 술탄이 미국 어느 병원에서 치료 받고 가면서 수백만불을 던져주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미국 골프 프로에게 한 라운딩할 수 없겠느냐는 제의가 사우디의 어느 술탄에게서 왔다나요. 한 판 치고난 후 떠나는 그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더라는 거지요. 겸손하게 좋은 골프채나 한 벌 주시면 가지고 가겠다고 한 후 떠났답니다. 얼마 후 등기가 왔는데 글쎄 그 골프장 전체를 그대에게 준다는 뭐 그런 이야기. 진담인지? 그런데 말예요. 교토 의정서를 인준한 132개국의 명단 가운데 떡 사우디아라비아란 이름이 박혀 있네요. 쿠웨이트는 끝내 없고요. 그리고 아 글쎄 북한(North Korea)이란 존함이 거기에 있어요. 개미가 요절복통할 일이지 무슨 공장이 많아서 온실화 개스가 쏟아져 나오며, 무슨 자동차가 남한처럼 길거리를 메워서 탄산개스 양이 이렇고 저렇고 할 나위가 있겠느냐는 말이죠. 김정일 동무 얼굴을 봐서 확 싸인을 한 모양입니다만.
온실화 개스 배출양을 줄이는데 드는 경비에 대해서 많은 말이 오고 간 모양입니다. 저개발국들은 이 모든 일이 개발국들의 책임이니 경비를 담당해야 된다고 주장했고, 지구 남반부에 있는 나라들은 북반부 나라들이 책임져야 된다고 주장했답니다. 적도를 중심으로 위쪽에 있는 북반부에 거의 모든 산업국가들이 자리 잡고 있거든요.
개발도상국의 참여 없는 의정서는 무의미하다는 주장. 사실 일리가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11월 9일자 중앙일보엔 이런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중국 온실가스 배출 3년 뒤엔 세계 최대”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2006년 에너지 전망>이란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네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온실화 개스 배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네요.. 각국 정부가 당장 원자력과 바이오 같은 대체 에너지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에너지 가격 폭등과 정전 같은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도 하고요. 중국이 세계 최대 탄산 개스 배출국이 되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10년이나 앞서고 또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석탄 매장량은 전 세계의 1/3. 그 사용량이 지난 3년간 90%나 늘었다고 중국 정부는 발표하고 있고요. 이 추세로 가면 2050년에는 신흥 경제대국의 개스 배출양이 선진 7개국(G7)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네요.
(다음호에 계속) 이은모
- 2006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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