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의정서와 미국 정치풍토


오늘은 교토 의정서로 얘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그런대로 80개국이 서명을 했습니다. 미국도 서명했고. 그러나 이런 국가적 주요 사안은 국회의 인준을 받아야 되는데 그것도 상원의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유효하다네요. 결과요? 반대였지요. 온난화 개스 배출 규정에서 개발도상국이 제외된 그런 의정서는 무의미하다면서 개발도상국이라도 각국 수준에 맞는 배기량 감축계획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의 승리였지요.


그 당시 미국은 클린튼-고어의 민주당이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었고 공화당은 여당으로 국회를 차지하고 있었지요. 의정서 안팎에서 당시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크게 활약했습니다. 개스 배출양 감축을 5% 이상은 안 된다고 버티는 일본 수상을 밤 2시에 설득하여 6%로 올리게 했다는 일화도 있고, 그는 의정서 문장 만드는 일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그의 책 <불편한 진실>의 머리말을 간추려 소개하지요. 통찰력과 호소력과 힘이 실려 있는 좋은 글입니다.


과거 수년 동안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에 대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워왔다. 세계 유수한 과학자들의 글을 읽기도 하고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 얼음은 녹고 있으며 눈은 사라지고 있고 열 파동과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다. 나는 허리케인 이재민들의 눈물을 보았다.


사망과 세금 이외에 적어도 절대적인 것 하나가 더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인류가 자초한 지구온난화가 분명히 존재할 뿐 아니라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속도가 빨라져서 이제는 전 지구가 응급 상태로 치닫고 있다.


내 첫 번째 책 <균형속의 지구>(Earth in the Balance)가 발간된 후 일 년도 안 되어 나는 부통령에 당선되었고 결과적으로 8년을 봉사하게 되었다. 나는 부통령으로서 기후 변화에 관한 새로운 정책을 세우는 야심찬 계획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처음 발견한 것은 공화당이 1994년 국회의 다수당이 된 이후 그들이 새로운 변화에 대해 무섭도록 저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지구 온난화 오염을 방지하는 의정서를 성사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귀국 후 상원에서의 그 인준을 위한 노력은 마치 높은 고지를 향한 싸움과 같았다. 2000년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길고 어려운 선거운동이었고 플로리다주의 재투표를 5-4로 중지시키는 연방 대법원의 결정으로 패배했다. 그리고 죠지 부시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선거공약 중의 하나가 탄산 개스 배출양을 줄이겠다는 것이었고 그것이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많은 투표자들의 표를 얻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집무 첫 주에 그 약속을 뒤집어버렸다. 그런 후 부시-체니 정부는 가능한 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구온난화에 관한 정책 세우는 것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는 아무 문젯거리가 아니라고 하면서 현존하는 모든 법과 규정을 약화시키거나 완전히 없애버리기 시작했다.


클리튼-고어 정부는 여당인 공화당의 국회를 상대로 그런대로 환경 문제에 대해 많은 일을 해냈다. 2000년 선거에 패배한 후 나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슬라이드 쇼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2005년 여름 LA에서 많은 청중을 상대로 슬라이드 쇼를 했다. 이 모임은 환경운동가요 영화 제작자인 로리 데이빗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얼마 후 그녀와 또 다른 영화 제작자인 로렌스 벤더가 이 슬라이드를 중심으로 영화 만들 것을 제안해 왔다.


작년에 산업국 열 한 나라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모여 함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구 기후 변화가 명약관화함과 그 위급함을 인정하라.

    이 문제에 관한 과학적 연구가 증명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은 행동으로 그 방지책을 강구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왜 경청하지 않는가? 그것은 진실에 귀 기울이는 일이 그들에겐 불편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도의적 교차로(moral crossroads)에 서있다. 무슨 과학적 토론이나 정치적 대화에 앞서 기후 변화의 문제는 바로 우리 자신, 인류의 문제이다. 이것은 우리의 한계를 넘어야 할 능력과 힘의 문제이며 이 기회를 이겨내야 하는 우리의 의지의 문제다.

킹 박사의 말처럼 "미래는 곧 현재"인 것이다.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를 보호 관리하는 일에 실패했다고 우리의 자녀들은 우리를 비난할 것인가? 지구가 우리들 때문에 회생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 것인가?


우리 후손들이 우리에게 물어올 질문을 상상해보라.

"당신들은 무엇을 생각했지요?"

"당신들은 우리의 미래를 걱정했나요?"

"일하는 데만 몰두해서 지구의 환경 파괴를 중지시킬 수 없었나요?"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우리는 행동으로 대답해야 된다. 그냥 말만으론 안 된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에게 감사하다고 할 그런 미래를 우리는 지금 선택해야만 된다.


본래 정치가란 민주주의 백성의 표밭에서 자라는 수목 같은 존재들 아닌가요? 그들은 진초록 눈빛을 선거자금이란 명목으로 기업가들에게 보내지요. 화석연료 회사들과 자동차 회사들과 정치인들의 교감. 지구온난화란 이름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정경유착의 춤사위. 그동안 <미디어>(신문, 잡지 그리고 TV)도 온난화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보도해 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만.


필립 쿠니(Phillip Cooney)란 사람 이야기 좀 더 하지요.


2001년 백악관은 그를 환경 정책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어떤 전문적 배움도 없을 뿐 아니라 그 전 6년간 미국 석유회사 직원이었다네요. <환경보호청>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이나 다른 정부 부처에서 오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고서를 무슨 독재주의 나라처럼 검열하는 것이 그의 임무. 2005년 EPA가 지구온난화에 관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밀고자가 생겼어요. 부정적인 내용 부분에 줄이 쫙 그어진 메모가 뉴욕타임즈에 의해 크게 보도되었거든요. 당황한 백악관은 그를 사퇴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 말예요. 사퇴한 바로 그 다음 날부터 그는 거대 석유회사 Exxon Mobile로 출근했다니 이게 다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아시겠지요.


재작년이었던가 국립항공우주국(The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 tion, NASA) 천체과학자 제임스 헨슨의 기자회견이 생각나네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지구가 지금 극도의 위험상태에 빠져가고 있다는 그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부시-체니 정부로부터 그것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었지요. NASA도 연방정부의 한 기관이거든요.


이쯤 되면 정부가 백성들을 속이려는 무슨 거짓말 대회를 열고 있는 듯싶은데, 우스개 소리 하나 하지요. 언젠가 리디오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거짓말 대회>가 정말 열렸답니다. 우승자는 17세난 소년. 장래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뭐라고 대답한 줄 아세요?

"저는 뉴욕대학 정치학과에 입학할 작정입니다."


자, 교토 의정서 이야기 마무리 지을 때가 가까워오는데, 마치 긴 설교를 매듭짓지 못하는 어느 목사님처럼 이게 그리 쉽지가 않네요. 아직도 제 이야기 보따리는 반이나 차있는데 말예요. 어떻게 하겠어요. 갈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미국의 온실 개스 배출양인 33.3%는 오스트랠리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와 전 아시아를 어우른 것보다 더 많은 수치인데 (미국 에너지청의 보고), 이런 미국이 뒷걸음을 치며 손을 흔들어대니 야단이 났지요.


수많은 환경론자들이 반발하며 일어섰고 노벨상 수상자들도 들고 일어났어요. 한국의 전 대통령님이 그것 하나 따내려고 별짓을 다 했다는 그 상, 그 위대한 상을 탄 사람들,
자그마치 100명이 성명서를 발표했으니. 2002년 5월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상 100주년 기념식 석상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몇몇 부자 나라들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적도 부근에 사는 사람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깊이 의존하고 있는 이 생태계의 파괴는 미래의 세계 평화에 큰 위협을 주게 될 것이다. 지금은 우리만의 안전을 찾을 것이 아니라 지구온난화와 지구무기화에 대해 혼연일치하여 싸워나가야 할 때이다."


2004년 6월엔 48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성명이 있었지요.

"지구 기후 변화와 같은 중대한 문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부정함으로써 부시 정부는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참여 없는 의정서는 이제 끝장이 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유럽과 일본 등 15개국이 인준했지요. 캐나다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펄쩍 뛰다가 2002년에야 인준했고 현재 교토 의정서를 인준한 나라는 132개국에 달합니다. 선진산업국 중 미국과 오스트랠리아만 거부하고 있지요.


지난 11월 17일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제 12차 UN 세계지구온난화 회합이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지요? 미국은 여전합니다. 계속 미국식대로 해나갈 것이라네요. 이미 이 모임에서는 교토 의정서가 끝나는 2012년 이후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전 버팔로뉴스 편집인 머레이 라이트는 그의 칼럼에서 비록 지난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환경문제에 관한 한 큰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가 저렇게 거부의 손짓을 하고 있는 동안 미국의 몇 개주(캘리포니아, 뉴욕 등)와 많은 도시들이 스스로 교토 의정서의 규정을 따르겠다고 선포하고 나섰어요. 2005년 12월 현재 194개의 도시가 배기 개스를 줄이겠다고 스스로 인준하고 나선 것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버팔로도 거기 들어 있습니다. 브라보! 
(다음호에 계속)   이은모

- 2006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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